どこかに行ってらっしゃい
여름휴가를 연중 사용 가능하다는 장점으로
청도&나고야를 일찍이 다녀온 나로써는
남들 다가는 여름휴가 시즌에 어딘가로 떠난다는 것은
이미 즐기고 온 자로써는 사치일 뿐이다.
다만, 징검다리는 무조건 쉰다는 좋은 정책을 가진
회사에 다니는 나에게 이번 광복절 연휴는
때아닌 여름휴가를 안겨주었다.
1. 파주
고등학교 수능이 끝나고 나에게 첫 사회생활의 기회를 준
이마트(트리와 닌텐도 판매)에서 만난 첫 사회 친구..
이제 벌써 10년이 다 되어가는 친구가 작년 결혼을 했다.
파주 산속으로 이사간 덕분에 만나려면
두시간 반의 버스를 타고 나와야 하는
시간과 장소의 제약속에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이번에 고맙게도 본인의 집으로 초대해주었다.
평화콘서트+감악산+갈비탕이라는 알찬 일정으로 계획된
이번 집들이는 결국 집에서 담근 각종 청이란 청은
모두 맛보며 새벽 3시까지의 술자리로 마무리되었다.
'여자친구' 공연을 볼 수 있었던 것도,
맛있는 갈비탕을 맛볼 수 있었던 것도,
또, 직접 고생하며 준비했을 맛있는 음식들까지...
재밌는 하루를 보내고 올 수 있었던 짧은 여행이었다.
(여담)
20살시절 파주 한 계곡에서 야영했던 기억이 너무 좋아
그 계곡을 찾고 싶었지만, 지도로도.. 운전하면서도..
그 장소를 도저히 찾을 수 없었다.
오랜만에 만나 반가웠고, 나를 스스럼없이 본인의
주변 사람들에게 소개시켜 줄 수 있는 이 친구가
너무나도 고맙고, 힘들때 힘이되어주었단 말에
감명을 받았다. 물론 난 내가 그 친구에게 받은 도움이
훨씬 더 크다고 생각을 한다.
2. 대천
나에겐 크게 두 무리의 친한 모임이 있다.
자주 만나는 중3 친구들과,
자주 만나지 못하는 고1 친구들..
이번 여름 여행은 고1 친구들과의 급 대천 여행!
(뭐 중딩 애들하고도 홍천을 갔다오긴 했다만..)
날씨가 변덕인지, 바다가 변덕인지, 물고기가 변덕인지,
벌써 태안에는 전어가 나온다는 소식을 접하고
도착 1시간 전까지만 해도 태안을 향해 가던 우리였지만
마지막 참가자를 평택에서 픽업한 이후
우리는 급 대천으로 목적지를 돌렸다.
하지만 대천에서도 우리는 결국 전어를 맛볼 수 있었다.
그래도 경험이라고, 수산물을 보는 안목 아닌 안목으로
생새우+대하+광어/우럭+전어에 신나는 저녁을 즐겼다.
그 이후엔 길맥이며 칵테일바며 치쏘며...
여행 온 분위기에 취하는 듯, 술에 취하는 듯
내가 아닌 내가 되어가는 과정을 희미한 기억속에
간직 한 채 다음날의 아침을 맞이하였다.
서로 하는일이 다르고, 사는 장소가 달라
자주 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꾸준히 이렇게
스팟성 모임을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추억을 계속 쌓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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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로 떠난다는 것은 흔히들..
일상으로부터 벗어난다는 말로 표현한다.
힐링, 치유, 휴식이라는 달콤한 단어를 상상하며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면 한 여름밤의 꿈을 상상하며
또 다시 찾아올 그 소중한 기회를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맞는 말이지만 나에게는 좀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그 동안의 일상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
그래서 일상에서의 내 모습을 새롭게 바라보는 기회..
앞이 먼저냐 뒤가 먼저냐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어딘가 다녀오면 생각이 많아지고 깊어지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는 설명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앞으로 예정된 '떠남'은 10월로 예정된 지리산 종주!
다가올 떠남을 위해 오늘은 이만 글을 줄인다..